2026년 11월 3일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원과 하원 모두에서 다수당이 될 것으로 AP 등 미국 주요 언론이 예측했습니다. 개표가 끝나지 않은 선거구가 남아 있어 최종 의석수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2027년 1월 3일 출범하는 새 의회에서 민주당이 양원을 주도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그때까지는 현재의 공화당 다수 의회가 그대로 유지됩니다. 이 글은 의회 다수당 교체가 미국의 관세와 통상정책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법률과 발의된 법안을 기준으로 정리한 것입니다.
의회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
미국 헌법상 관세와 통상에 관한 권한은 의회에 있으며, 대통령은 의회가 법률로 위임한 범위 안에서 관세를 부과합니다. 현재 한국산 제품에 적용되는 232조·301조 관세와 캐나다산 제품에 대한 338조 관세는 모두 이런 위임 법률에 근거한 대통령의 조치입니다.
의회는 법률을 개정하거나 폐지해 이 권한을 거두어들일 수 있지만, 그 법률은 대통령의 서명이 있어야 효력이 생깁니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상·하원 각각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재의결해야 하는데, 언론 예측에 따른 민주당의 의석수는 양원 모두 이에 크게 못 미칩니다. 따라서 공화당 의원 상당수가 동조하지 않는 한, 새 의회가 법률로 현행 관세를 직접 없애기는 어렵습니다.
대신 다수당이 되면 위원회를 주도하게 됩니다. 상원 재무위원회와 하원 세입위원회 등 통상 관련 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아 청문회와 조사를 열고 자료를 요구할 수 있으며, 상원은 상무부와 미국무역대표부(USTR) 고위직 인준을 늦추거나 막을 수 있습니다. 예산 법안에 조건을 붙이는 방식도 의회가 행정부에 영향을 미치는 전통적인 수단입니다.
이미 발의되어 있는 법안들
새 의회에서 다시 발의될 가능성이 있는 법안들은 이미 윤곽이 나와 있습니다.
| 법안 | 발의 | 주요 내용 |
|---|---|---|
| Trade Review Act of 2025 (초당적) | 그래슬리(공화)·캔트웰(민주) 상원의원, 2025년 4월 | 대통령이 새 관세를 부과하면 48시간 내 의회에 통보하고, 60일 안에 의회가 승인 결의를 통과시키지 않으면 관세가 실효. 의회는 언제든 불승인 결의로 관세를 종료 가능 |
| Reclaim Trade Powers Act | 케인·워녹 상원의원 등, 2026년 3월 | 무역법 122조 폐지 |
| End Trump’s Tariff Tax Act (S. 5390) | 슈머 상원 민주당 대표 등, 2026년 9월 | 관세법 338조와 무역법 122조를 소급 폐지하고 이에 따른 관세를 종료, 이미 낸 관세 환급 |
| BAD DEAL Act | 슈나이더 하원의원, 길리브랜드·웰치 상원의원, 2026년 8월 | 관세법 338조 폐지와 관세 환급 |
| Congressional Trade Powers Reform Act of 2026 | 와이든 상원 재무위 민주당 간사, 2026년 | 232조와 201조를 포함한 대통령 관세 권한 전반에 대한 의회 통제 |
이 가운데 민주당 지도부가 내세운 법안들은 주로 338조와 122조를 겨냥하고 있습니다. 232조와 301조에 대한 의회 통제는 초당적 법안인 Trade Review Act와 와이든 의원의 법안에 포함되어 있지만, 이들 역시 대통령 서명이나 거부권 재의결이 필요한 점은 같습니다. 상원은 공화당이 다수였던 2025년 4월 2일에도 캐나다 관세의 근거였던 국가비상사태를 종료하는 결의안(S.J.Res. 37)을 공화당 의원 4명의 가세로 찬성 51표, 반대 48표로 통과시켰지만, 하원에서는 표결되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지켜볼 쟁점
첫째, 캐나다산 제품에 대한 338조 관세입니다. 민주당 지도부가 내놓은 법안들이 공통으로 겨냥하는 조치이고, 2025년 4월 상원 표결에서 보듯 공화당 일부 의원도 캐나다 관세 반대에 가세한 적이 있어, 새 의회에서 가장 먼저 표결이 추진될 가능성이 큰 분야입니다. 다만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대통령 거부권이라는 관문이 남습니다.
둘째, 232조와 301조 관세입니다. 철강·알루미늄·구리, 자동차, 반도체, 의약품 등 232조 관세와 중국·강제노동 301조 관세는 상무부와 USTR의 조사 기록을 거친 행정부 조치로, 민주당 지도부의 주요 법안이 직접 겨냥하지 않는 영역입니다. 이 관세들은 법률 개정 없이는 의회가 바꿀 수 없으므로, 새 의회의 관여는 청문회에서 상무부·USTR 관계자에게 설명을 요구하고,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조사를 벌이며, 상원이 관련 고위직 인준을 지연시키는 방식에 그칠 가능성이 큽니다. 이 관세들의 변화는 행정부의 후속 조치와 무역 상대국과의 협상, 국제무역법원에 계류 중인 소송의 결과에 더 좌우됩니다.
셋째, 관세 권한 자체를 의회로 되돌리려는 입법입니다. Trade Review Act처럼 공화당 의원이 공동 발의한 법안이 거부권 재의결에 필요한 초당적 지지를 모을 수 있는지가 관건입니다.
새 의회가 출범하는 2027년 1월 이후 통상 관련 위원회의 청문회와 조사가 늘어나고, 관세 권한을 의회로 되돌리는 법안의 표결이 추진될 것으로 민주당 측은 밝혀 왔습니다. 한국 기업에 적용되는 232조·301조 관세와 반덤핑·상계관세는 이런 의회 구성 변화의 직접 대상이 아니므로, 당장의 변화보다는 행정부의 조치와 법원 판결을 계속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출처: 미국 헌법 제1조 제7절·제8절, 수정헌법 제20조 · 그래슬리 상원의원실, Trade Review Act of 2025 발의 보도자료 (2025년 4월) · 웰치 상원의원실, Reclaim Trade Powers Act 보도자료 (2026년 3월 11일) · 머리 상원의원실, End Trump’s Tariff Tax Act(S. 5390) 보도자료 (2026년 9월) · 상원 재무위원회, Congressional Trade Powers Reform Act of 2026 법안 문안 · 미국 상원, S.J.Res. 37 표결 (2025년 4월 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