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법원이 2026년 2월 20일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한 관세 부과는 허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1974년 무역법」 제122조에 근거한 한시적 관세를 발표하였습니다.
이번 조치는 제122조 발동 요건인 ‘중대하고 심각한 국제수지 문제’가 실제로 존재하는지 여부라는 근본적인 법적 쟁점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또한 향후 연방국제무역법원(Court of International Trade, CIT)에서 소송이 제기될 가능성도 점차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제122조의 요건
무역법 제122조는 대통령이 다음과 같은 상황이 존재한다고 판단할 경우, 최대 15%의 관세를 최대 150일간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 대규모이고 심각한 지급수지 적자
• 외환시장에서 달러의 임박하고 중대한 평가절하 위험
• 국제수지 불균형 시정을 위한 국제적 협력 필요성
이 조항은 1971년 브레튼우즈 체제 붕괴와 달러 금태환 정지라는 통화 위기를 배경으로 도입되었습니다. 당시 미국은 외환보유고 유출과 달러 가치 급락이라는 실질적 통화 압박에 직면해 있었습니다.
따라서 제122조는 일반적 무역정책 수단이라기보다, 통화·외환 안정성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단기적 긴급 수단으로 설계된 조항입니다. 구조상 이는 무제한적 재량이 아니라, 일정한 사실적 전제 요건이 충족되어야 행사할 수 있는 조건부 권한에 해당합니다.
행정부가 제시한 사실적 근거
대통령 포고는 미국이 “근본적인 국제지급 문제(fundamental international payment problems)”에 직면해 있다고 선언하였습니다.
행정부가 제시한 주요 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 지속적인 상품 및 서비스 무역적자
• 최근 분기별 투자·노동소득 수지의 악화
• 2024년에 1차 소득수지(primary income balance)가 적자로 전환되었다는 점
포고문은 1차 소득수지의 적자 전환이 역사적으로 이례적이라고 서술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서술은 행정부의 정책적 평가에 해당하며, 향후 소송에서는 객관적 통계자료와의 정합성이 주요 쟁점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한 포고문은 무역·소득수지 지표를 중심으로 문제를 제시하고 있으나, 외환보유고 급감, 달러 급락, 외환시장 기능 마비와 같은 전통적 통화 위기 지표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지는 않습니다.
핵심 쟁점
가장 중요한 법적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대통령의 제122조 판단이 CIT에서 사법심사의 대상이 되는가.
제122조는 조건부 위임 구조입니다. 따라서 법원은 단순히 “권한이 존재하는가”를 넘어서, 법률이 요구하는 요건이 충족되었는지 여부를 검토할 수 있습니다.
다만 심사의 강도는 제한적일 가능성이 큽니다. 법원이 대통령의 거시경제 판단을 직접 대체하기보다는, 다음과 같은 범위에서 심사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 “지급수지 위기”의 법률상 의미에 대한 해석
• 행정부 기록이 요건 충족을 뒷받침하는 합리적 근거를 갖추었는지 여부
• 판단이 자의적이거나 명백히 합리성을 결여하였는지 여부
이번 사건은 IEEPA 사건과 구조적으로 다릅니다. IEEPA 사건은 관세 권한의 존재 자체가 문제였던 반면, 제122조 사건은 권한은 명시적으로 존재하고 그 요건 충족 여부가 쟁점이라는 점에서 성격이 다릅니다.
행정부는 명시적 법적 근거를 가지고 있으며, 15% 상한과 150일 한시성이라는 제도적 제한도 존재합니다. 이러한 설계는 법원이 대통령 판단에 일정 수준의 존중을 부여할 여지를 넓힐 수 있습니다.
결국 판단은 법률 해석과 행정기록의 밀도에 달려 있습니다. 지급수지 위기의 의미를 좁게 해석할 경우 수입자 측 논리가 강화될 수 있고, 넓게 해석할 경우 대통령 재량이 보다 폭넓게 인정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소송의 의미
제122조 관세는 최대 150일로 제한됩니다. 따라서 소송이 제기되더라도 그 기간 내에 본안 판결이 선고될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다. 관세 집행을 중지시키는 가처분을 받는 것 역시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향후 위법 판단이 내려질 경우 이미 납부된 관세의 환급 가능성은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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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운 변호사 (Pierce Lee, Esq.) plee@crowell.com Crowell & Moring LLP 워싱턴 D.C. 통상, 무역, 관세법 전문 변호사 국제비상경제법(IEEPA), 섹션 301·232, 반덤핑(AD), 상계관세(CVD), 세이프가드(201), 관세관련 소송 및 컴플라이언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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