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물품의 원산지는 어떤 관세와 수입 규제가 적용되는지를 결정합니다. 최근 미국의 관세 조치가 국가별로 세율을 달리하면서, 같은 제품이라도 원산지가 한국인지 다른 나라인지에 따라 부담해야 할 관세가 달라지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2026년 7월부터 시행된 301조 강제노동 관련 관세는 국가별로 10% 또는 12.5% 기준이 다르게 적용되고, 232조 관세도 한국, 일본, EU산 제품에는 별도의 상한이 적용됩니다.
비특혜 원산지 규정: 실질적 변형 기준
미국은 특혜관세를 신청하지 않는 일반적인 경우 실질적 변형(substantial transformation) 기준으로 원산지를 판단합니다. 원재료나 부품이 어느 국가에서 가공되어 이름(name), 성질(character), 용도(use)가 다른 새로운 물품으로 바뀌었다면 그 국가가 원산지가 됩니다. 이 기준은 법령에 구체적인 공식이 없고 CBP의 품목별 판정(ruling)과 법원 판례로 형성되어 왔기 때문에, 단순 조립이나 포장, 희석처럼 물품의 본질을 바꾸지 않는 공정만으로는 원산지가 바뀌지 않는다는 점에 유의해야 합니다.
캐나다·멕시코산 물품의 표시 목적 원산지와 섬유·의류 제품에는 세번변경을 기준으로 하는 별도의 규정(19 C.F.R. Part 102)이 적용됩니다. 원산지 표시 의무(19 U.S.C. § 1304)에 따라 수입물품에는 최종 구매자가 알아볼 수 있도록 원산지를 명확하고 지워지지 않게 표시해야 하며, 표시가 잘못된 경우 추가 관세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특혜 원산지 규정: 한·미 FTA
한·미 FTA(KORUS) 특혜관세를 받으려면 협정의 품목별 원산지 기준을 충족해야 합니다. 원산지 기준은 품목에 따라 세번변경기준, 역내가치비율 기준, 특정 공정기준 등으로 정해져 있으며, 비원산지 재료의 비중이 작은 경우에는 미소기준(de minimis) 예외가 적용될 수 있습니다. 한·미 FTA는 수입자, 수출자 또는 생산자가 작성하는 원산지 증명에 따라 특혜를 신청하는 구조이므로, 원산지를 뒷받침하는 원재료 구매 기록과 공급업체 확인서를 체계적으로 보관해야 하며, CBP의 원산지 검증 요청에 대비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반덤핑·상계관세와 원산지
반덤핑·상계관세 명령의 대상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미국 상무부가 자체적인 기준으로 원산지를 판단하며, 그 결과가 CBP의 일반 원산지 판단과 다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중국산 원재료를 한국에서 가공한 제품이 CBP 기준으로는 한국산이더라도, 상무부의 범위 판정이나 우회수출 판정에 따라 중국산 명령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한국에서 완성된 알루미늄 호일과 알루미늄 전선·케이블에 대해 우회수출 판정이 내려졌으며, 이러한 사례는 한국 물품 AD/CVD 메뉴의 제3국 우회수출 관련 항목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원산지 리스크 관리
국가별 관세 차이가 커지면서 CBP는 제3국을 경유한 우회수출과 원산지 허위신고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생산하는 제품이라도 중국 등 제3국산 원재료나 부품의 비중이 크다면, 한국에서 이루어지는 공정이 실질적 변형에 해당하는지를 사전에 검토하고 그 근거를 문서로 남겨 두는 것이 좋습니다. 판단이 어려운 경우에는 CBP에 원산지 사전심사(binding ruling)를 신청하여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