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덤핑(antidumping)은 외국 기업이 수출 상품을 자국 시장의 정상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판매하는 덤핑(dumping)으로 수입국 산업이 피해를 입었을 때, 수입국 정부가 그 가격 차이만큼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무역구제 제도입니다. 이때 부과되는 관세를 반덤핑관세(antidumping duty)라고 하며, 외국 정부의 보조금을 상쇄하기 위해 부과하는 상계관세(countervailing duty)와 함께 흔히 반덤핑·상계관세(AD/CVD)로 묶어 부릅니다. 미국은 세계에서 반덤핑 조치를 가장 활발하게 운용하는 나라 가운데 하나로, 철강, 화학, 기계 등 많은 한국산 제품이 미국의 반덤핑·상계관세 명령의 대상이 되어 있습니다.
반덤핑관세의 뜻과 계산 방식
덤핑 여부는 같은 제품의 정상가격(normal value)과 미국 판매가격을 비교하여 판단합니다. 정상가격은 원칙적으로 수출국 국내시장의 판매가격이고, 국내 판매가 적거나 원가 이하 판매가 많으면 제3국 판매가격이나 생산원가에 이윤을 더한 구성가격을 사용합니다. 정상가격이 미국 판매가격보다 높으면 그 차이를 미국 판매가격으로 나눈 비율이 덤핑마진이 되며, 이 덤핑마진이 곧 반덤핑관세율의 기준이 됩니다. 계산의 구체적인 구조는 덤핑마진 계산의 기본 구조에서, 특수관계사 거래와 미국 내 추가가공의 처리는 특수관계자와 추가가공 글에서 자세히 다룹니다.
미국의 반덤핑 조사 절차
미국의 반덤핑 제도는 1930년 관세법 제7편(Title VII)에 근거하며, 두 기관이 역할을 나누어 맡습니다. 미국 상무부(Department of Commerce)는 덤핑 여부와 덤핑마진을 조사하고, 국제무역위원회(ITC)는 덤핑 수입으로 미국 산업이 실질적인 피해를 입었는지를 조사합니다. 두 기관이 모두 긍정 판정을 내려야 반덤핑관세가 부과됩니다.
조사는 통상 미국 업계의 청원(petition)으로 시작됩니다. 상무부는 청원 접수 후 약 20일 이내에 조사 개시 여부를 결정하고, ITC는 약 45일 이내에 산업피해 예비판정을 내립니다. 상무부는 조사대상 기업에 질문지(questionnaire)를 보내 판매·원가 자료를 요구하며, 개시 후 약 140일(연장 시 190일) 무렵 예비판정을, 그로부터 약 75일(연장 시 135일) 후 최종판정을 내립니다. 예비판정에서 덤핑이 인정되면 그때부터 수입자는 예비 덤핑마진에 해당하는 현금예치금을 납부해야 하며, ITC의 최종 산업피해 판정까지 긍정으로 끝나면 반덤핑관세 명령(order)이 발표됩니다. 상계관세 조사는 예비판정 기한이 개시 후 약 65일(연장 시 130일)로 더 짧습니다.
조사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상무부 질문지에 대한 답변입니다. 답변 자료가 불완전하거나 현지실사(verification)에서 오류가 드러나면 상무부는 불리한 가용정보(AFA)를 적용하여 매우 높은 마진을 부과할 수 있습니다. 상무부 표준 질문지의 구성과 각 항목의 의미는 미국 반덤핑 대응 가이드에서 영한대역으로 해설하고 있습니다.
현금예치금과 연례재심
미국의 반덤핑관세는 수입 시점에 확정되지 않는 소급 정산(retrospective) 방식이라는 점이 특징입니다. 수입자는 수입 시 현금예치율에 따라 예치금을 내고, 실제로 부담할 관세는 나중에 연례재심(administrative review)을 통해 확정됩니다. 연례재심은 매년 명령 발행월(anniversary month)에 이해관계자가 요청할 수 있으며, 재심 결과에 따라 해당 기간 수입분의 관세가 확정되고 이후 수입분의 현금예치율도 바뀝니다. 재심을 요청하지 않으면 그 기간 수입분은 기존 현금예치율대로 확정되므로, 매년 재심 요청 여부를 전략적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반덤핑관세 명령은 5년마다 일몰재심(sunset review)을 거쳐 연장 여부가 결정되며, 신규 수출자를 위한 신규수출자 재심, 사정 변경에 따른 변경재심 등 별도의 절차도 있습니다. 한국산 제품에 대한 현행 명령별 현금예치율과 명령 발행월, 대상 범위는 한국 물품 AD/CVD 메뉴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대상 범위와 우회수출
반덤핑관세 명령의 적용 대상은 품목번호가 아니라 명령에 기재된 대상 범위(scope)의 서면 기술에 따라 결정됩니다. 특정 제품이 대상에 포함되는지가 불분명하면 상무부에 범위 판정(scope ruling)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또한 상무부는 제3국에서 경미한 가공을 거치거나 우회 경로로 수출하여 명령을 회피하는 경우 우회수출(circumvention) 조사를 통해 해당 물품을 명령의 대상에 포함시킬 수 있습니다. 실제로 중국산 원재료로 한국에서 완성한 제품에 대한 우회수출 판정 사례는 제3국 우회수출 관련 항목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소송과 항소 (CIT·CAFC)
상무부와 ITC의 최종판정이나 연례재심 결과에 불복하는 이해관계자는 미국 국제무역법원(CIT)에 소송을 제기하여 사법심사를 받을 수 있고, CIT 판결에 대해서는 연방순회항소법원(CAFC)에 항소할 수 있습니다. 소송 제기 기한은 매우 짧으므로 판정 직후 신속하게 결정해야 합니다. 절차는 CIT 소송 절차에서 정리하였습니다.
한국 기업이 알아 두어야 할 점
반덤핑 조사에 대한 대응은 조사 개시 이후 몇 달 안에 결과의 대부분이 결정되므로, 청원 단계에서부터 준비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판매·원가 자료를 상무부가 요구하는 형식으로 정리할 수 있는 내부 체계를 갖추고, 특수관계사 거래와 원가 배분 방식을 미리 점검해 두면 질문지 답변의 정확성과 일관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명령이 내려진 뒤에도 연례재심 요청 여부, 현금예치율 관리, 제3국 원재료 사용에 따른 우회수출 위험, 미국 세관(CBP)의 정보제공요청(CF-28) 대응 등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합니다. 반덤핑 조사와 연례재심 대응에 관한 상담은 미국 반덤핑 변호사 이정운에게 문의하실 수 있습니다.